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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멜로디'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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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재원 댓글 0건 조회 6,730회 작성일 11-12-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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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톨로지'로 공통 구조 밝혀내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질긴 섬유는 1972년 미국 듀폰사가 개발한 케블라(Kevlar)다. 머리카락보다 가늘지만 인장강도는 강철보다 10배나 강해서 ‘수퍼 섬유’라 불린다. 섭씨 500도가 넘는 고열에도 잘 견디고 진동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 방탄복의 재료로 쓰인다.

▲ 거미줄은 아미노산 단백질 결합 덕분에 초강력 인공섬유 ‘케블라’보다 10배나 강력하다.  ⓒImage Today
그러나 자연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섬유가 있다. 남아메리카에 사는 ‘다윈 나무껍질 거미(Darwin's Bark Spider, 학명 Caerostris darwini)’가 만들어내는 거미줄이다. 이 거미는 몸길이가 3~4센티미터에 불과하지만 거미줄의 강도는 케블라 섬유보다 10배나 강하다.

보통 거미가 만들어내는 평범한 거미줄도 인장강도는 강철의 5배를 넘는다. 거미줄이 잘 늘어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 비결은 주성분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에서 특히 결합력이 강한 글라이신 비율이 40퍼센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고무줄에 비하면 1천 배나 튼튼하다. 각국 과학자들은 거미줄의 원리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해 신소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MIT 연구진이 수학과 음악을 이용해 거미줄의 신비를 밝혀내 화제다. 수학이론의 일종인 ‘범주이론(categoty theory)’으로 분석한 결과, 거미줄 속 단백질의 배열이 음악과 동일한 체계를 지니고 있었다.

범주이론과 온톨로지 이용해 거미줄 분석

연구진은 수학의 일종인 ‘온톨로지(ontology)’를 이용해 분석을 시도했다. 온톨로지는 여러 세부요소를 연결해서 전체 구조를 컴퓨터 모델로 만들어내는 학문이다.

특정 개념을 클래스(class)라 부르고 그 개념에서 산출된 구체적인 사물을 인스턴스(instance)라 칭하며, 여기에 가치를 연결시켜 속성(property)을 부여하고 요소 간의 관계(relation)를 밝혀내는 순서로 진행한다. 온톨로지를 이용하면 복잡한 개념도 간단한 도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MIT 수학과의 데이비드 스피벅(David Spiavk) 박사후연구원은 수학의 범주이론을 온톨로지에 접목시켜 1년 전 ‘올로그(Olog)’라는 새로운 분석법을 만들어냈다. 재료, 개념, 현상 등 전체 시스템의 추상적인 특징을 범주화시켜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전체 구조와 각 재료의 기능 간의 관계를 밝혀내기에 적합하다.

올로그 분석법은 전체 시스템을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까지 분해한 후에 각 요소를 연관시키고 비교해 기능과 쓰임새를 새로 정의한다. 이후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분석하고 재통합시켜서 2개 이상의 시스템을 비교한다.

‘올로그’로 분석하자 거미줄과 음악의 시스템 동일해

올로그 분석법으로 표현한 거미줄 단백질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사각형으로 표현된 요소들이 여러 화살표로 연결되어 있어 회사 조직도나 단순한 플로차트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능과 연결시켜 분석하자 멜로디, 화음, 악절 등 음악이 지닌 위계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일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을 정도다.

▲ ‘올로그’ 분석법을 이용해 거미줄과 음악을 비교하자 구조와 기능 면에서 서로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BioNanoScience

단백질은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다. 음악은 음파(soundwave)를 기초로 만들어진다. 아미노산과 음파가 전체 구조를 만들어내는 기본재료이자 ‘벽돌’인 셈이다.

아미노산이 사슬 모양으로 연결되면 폴리펩티드가 된다. 여러 종류의 음파가 모이면 음조(tone)가 된다. 재료를 이용해 최초로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폴리펩티드가 뭉치면 단백질이 완성되며, 음조가 뭉치면 화음이 생겨난다.

또한 단백질이 나노복합체로 발전하는 것처럼 화음이 이어지면서 악절(riff)이 만들어진다. 단백질과 음악이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위계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구조와 기능을 결합시키자 거미줄과 음악의 구성은 서로 정확히 일치했다.

거미줄의 성분과 구조는 마르쿠스 뷜러(Markus Buehler) MI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뷜러 교수는 거미줄의 성분과 구조를 나노차원에서 밝혀내 지난 2008년 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에 게재한 바 있다.

과학과 예술, 생체재료와 공학 연결성 밝혀낼 수도

거미줄의 구조를 설명하는 또 다른 특징은 ‘손상허용치(damage tolerance)’라는 개념이다.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전체 구조가 붕괴하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거미줄을 몇 가닥 끊어도 전체 형태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음악도 몇몇 음을 없애거나 변형시키면 장조에서 단조로 변환될 뿐 전체 화음 진행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거미줄과 음악 모두 손상허용치가 충분히 높다는 것이다.

▲ 거미줄의 손상허용치(왼쪽)와 음악의 화음 변화에서도 동일한 수치와 방식이 발견되었다.  ⓒBioNanoScience

스피벅 연구원은 “기존 시각에서 보면 거미줄과 음악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수학 중에도 기하학과 대수학은 서로 전혀 달라 보이지만 사실 동일한 체계를 가진 분야”라고 설명했다.

기하학은 삼각형과 구를 이용해서 형태를 표현하며 대수학은 변수와 방정식을 이용해 숫자를 표현한다. 그러나 1940년대에 ‘범주이론’을 이용해 두 분야를 통합시킨 사례가 있다. 대수학의 정리를 변환시켜서 복잡한 기하학적 정리를 증명한 것이다.

연구진은 ‘올로그 분석법’을 이용해 생물학과 음악의 수학적 연관성을 밝혀낸 것처럼 생체재료와 공학, 기타 예술과 과학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나노사이언스(BioNanoScience)에 ‘상동성의 힘 : 단백질 재료와 음악 간의 위계적 패턴 반복(Reoccurring Patterns in Hierarchical Protein Materials and Music: The Power of Analogies)’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실렸다.
bl_gray.gif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bl_gray.gif저작권자 2011.12.13 ⓒ ScienceTimes


>본 기사는 20101230_tw8hNL0G.jpg 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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