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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과학기사 - 명화 속의 과학 <빛은 곧 색채이다,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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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재원 댓글 0건 조회 9,040회 작성일 12-03-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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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곧 색채이다, 모네

 

하얀 캔버스 위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과 날씨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이에 하늘은, 날씨는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은 조금씩, 조금씩 변해 그 차이를 알아보기 어려운 데 말이다. 인상주의 화가, 특히 모네는 일상의 모습이나 자연의 풍경 등 이미 알려진 대상을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화폭에 담았다.

 

 

 

해돋이: 인상(Impression: Sunrise) 1872, 모네(Monet, Claude), 48×63㎝, 캔버스에 유채, 파리 마르모탕 미술관, 프랑스

 

 

‘못 그린 그림’, 인상주의

1874년 파리의 유명한 사진작가인 나다르(Nadar)의 작업실에 모네와 르누아르 등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그 중 아침 안갯속에서 사라져가는 항구의 풍경과 정박하려는 배들을 그린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작품은 자유로운 한 번의 붓놀림과 투명한 색으로 항구의 해돋이 장면을 시적으로 묘사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전통적 기법을 무시하고 막 스케치한 것처럼 보이는 모네의 작품을 ‘못 그린 그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로부터 수년 후 모네가 ‘풍경이란 오직 순간적인 인상’이라고 설명한 <인상, 해돋이>라는 제목에서 빌려 와 ‘인상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또한 “인상주의자들은 탁월한 시각적 감수성을 가졌고 천부적 시각을 새롭게 하여 있는 그대로 보았고 본 그대로 순박하게 그렸다.”라는 평가도 잇따랐다.

 

당시에 인상주의자들은 예술에 대한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의 이미지를 역동적이고 유동적이며 변화무쌍하게 재현하기 위해 자연을 빛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으로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19세기에 인간이 구성하는 색에 대해 관심을 두었던 화학자인 슈브뢸과 헬름홀츠의 이론이 유행했다. 특히 슈브뢸은 1839년에 발표한 <색채의 조화와 대비에 관한 법칙>에서 순수한 색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색의 대비와 혼합, 조화 등 색채의 상호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 영향 아래 모네는 1870년대 도시 풍경인 넓은 대로와 공원, 철도역에서 서민들의 일상적 모습, 날씨, 광선, 계절 등 모두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풍경화를 그렸다.

 

빛은 곧 색채이다. 모네

인상주의 완성자로 알려진 모네는 상업적 화가이자 캐리커처 화가로 출발해 ‘빛은 곧 색채’라는 말을 대표하는 화가가 되었다. 그는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지만 고리타분하게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매일 수십 개의 캔버스를 들고 야외에 나가 새로운 방식의 그림을 그렸다. 당시 화가들 사이에 “작품의 대상이 되는 자연은 고유한 색이 존재하지 않고 광선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라는 생각이 퍼져 있었다. 모네 역시 야외풍경 묘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빛의 반사현상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러한 집념은 시간, 계절, 대기에 따라 변화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루앙 대성당>, <수련>, <건초더미> 등의 연작으로 이어졌다.

 

모네는 1892년부터 2년 동안 루앙의 대성당을 주제로 50여 점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모네는 루앙 성당의 서쪽 전면이 보이는 방을 얻어 성당 중심의 정면 입구와 탑을 화폭의 중심으로 삼은 후 다양한 모습의 <루앙 대성당> 연작을 제작하였다. 이들 연작은 하늘과 잘려간 땅과 함께 창 사이의 수직적인 벽들과 아치들, 서로 연결되는 수평들, 같은 장소이지만 시선과 시간에 따른 순간적인 대기 효과 등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대상을 바라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관찰하며 광선의 변화로 색채가 바뀌는 것을 포착한 후 아침 안개가 피어오르기 전의 모습, 석양의 마지막 빛을 받고 있는 순간의 모습 등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모네는 작업을 반복하여 달라진 인상을 몇 가지 색상만 가지고 상호보완적으로 채색해 조화로움을 꾀했다. 예를 들어 루앙 대성당에 첫 번째로 비추는 빛을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표현했다. 빛이 왼쪽에서 점점 오른쪽으로 비치면서 짙은 푸른색이 점점 노란색으로 변화하였다. 이렇듯 이들 연작은 흐린 날과 맑은 날, 새벽녘과 해질녘의 모습을, 회색과 금색, 갈색으로 채색해 같은 장소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모네는 당시 그림을 “이 그림들은 색의 완고한 외피들로 (중략) 그림이라고 할 수 없소”라고 한 편지에 적었다고 한다.

 

모네는 사람들의 이동이 가장 많은 기차역을 시간의 흐름을 두고 연속적으로 그렸다. 1870년대 프랑스에 파리를 기점으로 중요한 도시와 지방을 이어주는 거의 1만 7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철도망이 건설되었다. 그 중 생 라자르 기차역은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고 규모도 가장 컸다. 모네는 1877년 생 라자르 역을 시작으로 기차역을 주제로 12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12점의 작품은 각기 다른 시점에서 다양한 기법으로 기차역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모네는 1877년 <생 라자르 기차역>에서 기차역으로 스며드는 빛과 출발하려는 기차에서 뿜어 나오는 수증기로 뒤덮여 있는 기차역 안에 대기의 모습을 멋지게 그렸다. 동시대의 소설가 에밀 졸라는 모네가 생 라자르 기차역을 완벽한 형태로 그린 것에 대해 “이전의 화가들이 숲과 강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시정을 표현했다면 오늘날의 화가들은 기차역에서 그것을 발견하였다.”라고 말하였다.  

 

모네는 전통적 혹은 기하학적 구성 대신에 빛이 주는 광경이나 대기의 모습과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을 새로운 필치로 그려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모네가 화폭에 구사한 색채는 빛에 의한 대상의 밝음과 어둠의 이원성을 벗어나 수십 수백, 또는 그 이상의 셀 수 없는 색채의 다채로움을 담고 있다. 형태의 묘사보다 자연에서 계속 변화하는 빛과 색채에 대한 상호 관계를 보여주는 색과 터치, 빛의 사용, 반사를 이용한 표현 등은 현대 미술을 여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글 / 공하린 과학저술가


>>위 기사는  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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