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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는 왜 콩을 싫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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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재원 댓글 0건 조회 8,312회 작성일 12-07-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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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는 종교와 철학을 하나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서양은 그렇지 않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는 언제나 철학과 종교 사이에 엄격한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동양사상이 중심인 인도와 중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불교철학, 힌두철학 그리고 유교에 대해서는 유교철학이라는 말을 쓰는 데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다. 그러나 기독교의 경우, 기독교 철학이라는 말이 그렇게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열된 395년부터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터키에게 함락된 1천 년 동안 중세시대에 나타난 교부철학(敎父哲學)이나 스콜라철학이 기독교 철학으로 대변되고 있지만 보편적인 철학과는 조금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다.

▲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가운데서 종교와 철학을 접목시킨 유일한 학자다.  ⓒ위키피디아
철학은 한편으로는 종교에 대한 반동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신화와 마법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서 철학은 이성을 통한 사유의 결과로, 미신이나 신앙 또는 어떤 종류의 신적인 개입과는 별개로 취급됐다.

동양에서는 철학과 종교 간에 현저한 구분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들 사이에 갈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동양에서는 철학 자체가 종교인 셈이었다. 그래서 어떤 종교학자들은 유교를 종교로 보지 않고 단순히 현명한 사람의 가르침 또는 예절이나 규범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상 최초의 철학자로 불리는 탈레스는 우주의 본질을 신이 아니라 물리적 개념으로 설명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물이 우주 전체를 생성한 근본물질이라고 말했다. 탈레스를 비롯해 그리스 철학자들 대부분이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탐구를 통한 접근 방식을 택했고 신화와 마법에 의존하는 대신 과학적 관찰과 추론을 중요시했다.

종교와 철학을 접목시킨 유일한 철학자

그러나 예외가 있다. 피타고라스다. 그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가운데 유일하게 종교와 철학을 접목시킨 인물이다.

“콩을 먹지 말라. 만지지 말라. 콩밭을 지나지도 말라” 철학자 피타고라스가 세운 종교단체의 계명 1호가 바로 콩에 대한 계율이다. 채식주의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육류에서 취할 수 있는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식물은 콩이다. 피타고라스는 철저한 채식주의자였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콩(大豆)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동북아 지역, 다시 말해서 지금의 만주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따라서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대륙을 누볐던 고구려가 콩의 원산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피타고라스 시대에 콩은 대두(大豆)가 아니라 파바 빈(Fava Bean)이었다. 열매가 작두같이 생겨서 우리나라에서는 작두 콩 또는 잠두(蠶豆) 콩이라고 부른다. 외국에서는 파바빈(Faba bean), 브로드빈(Broad bean), 볼슨빈(Borse bean)이라고도 한다.

그러면 피타고라스는 왜 콩을 먹지 말라고 했을까? 피타고라스가 왜 콩을 싫어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나 유추해석은 가능하다. 피타고라스의 콩에 대한 혐오증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 이유들을 살펴보자.

콩에 대한 알레르기?

첫 번째 설(說)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전생(前生)과 윤회(輪廻)를 믿었던 피타고라스는 콩과 인간이 같은 성분으로 이뤄진다고 믿었다. 따라서 콩을 먹는 것을 인육(人肉)을 먹는 것으로 생각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버트란트 러셀의 해석이다.

“그에게 콩을 먹는다는 것은 극악무도한 행위였다. 아마 이러한 판단은 육류에서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이 콩에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두 번째 설이다. 감수성이 강하고 예민했던 피타고라스는 콩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는 얼마나 알레르기 반응이 심했던지 “콩밭을 지나느니 적에게 포로가 돼 죽임을 당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라고 말했다. 그는 콩 알레르기로 얼굴과 몸에 수 많은 반점이 있었으며 밖을 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또 다른 주장이 있다. 성적(性的) 순결을 고집한 피타고라스에게 콩 파바 빈은 여자의 성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제자들에게 이러한 콩을 먹지도 말고, 건드리지도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강한 설득력을 가진, 과학적 근거가 있는 주장도 있다. 콩이 복부팽만감((flatulence)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위장에 가스가 차고 배가 불러오면 아름다운 정신과 영혼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피타고라스는 콩을 먹는 것을 반대했다. 

한편 최근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콩을 먹는 것에 대한 공포를 버리라”고 보도했다. 콩이 복부팽만감을 일으킨다는 것은 과장된 이야기라는 기사와 함께 말이다.

▲ 콩은 밭에서 나는 유일한 단백질이다. 서양은 콩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위키피디아 콩을 먹으면 트림이 생겨

콩과 트림은 떼어놓을 수 없다. 위장에 가스가 차면 트림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서양에서는 트림을 아주 싫어한다. 좋은 음식을 먹고 트림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서양은 트림을 좋은 예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콩이 유럽에 전래된 초창기에 사람들은 ‘악마의 열매’라 부르며 먹는 것을 기피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깍지 속에 알알이 맺힌 모양이 징그럽게 보였기 때문이다. 콩의 겉모습을 렌즈로 확대해 보면 이상한 물결 무늬가 보인다. 오랫동안 들여다 봐 착시현상이 생긴 것일지도 모르지만 때에 따라 험상궂은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띄기도 한다. 아마 악마의 모습도 나타날 것이다.

유럽은 아시아를 미개하고 열등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유럽대륙은 몽골제국의 침입으로 완전히 유린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유럽은 쑥대 밭이 됐고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었다.

피타고라스가 콩을 싫어했던 것은 복부팽만감 때문이었다. 그는 복부가 부풀어 오면 아름다운 영혼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콩은 “밭에서 자라는 쇠고기다” 콩이 주는 불편함보다 육류가 주는 불편함이 더 많을 것이다. 콩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영양분을 제공하는 최고의 식품이다. 피타고라스가 왜 콩을 싫어했는지는 두고두고 의문이지만 말이다.
bl_gray.gif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bl_gray.gif저작권자 2012.06.29 ⓒ ScienceTimes


>본 기사는 20101230_tw8hNL0G.jpg 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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